배달 노동자는 개인사업자일까요, 아니면 플랫폼의 지휘를 받는 근로자일까요? 배차와 평점, 계정 정지를 AI가 결정하는 시대에는 계약서에 적힌 명칭만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가르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2026년 8월 21일 기준으로 논의의 중심은 플랫폼 노동자를 기존 노동법의 바깥에 계속 둘 것인지, 실제 통제 관계와 알고리즘의 영향까지 반영해 보호 범위를 넓힐 것인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2026년 7월 정부가 검토 중인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에는 알고리즘 공개와 작업중지권 보장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됐습니다.
계약서보다 실제 통제 관계부터 살펴보세요

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는 계약서 제목보다 실제 업무 방식과 플랫폼의 통제 정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개인사업자나 위탁계약이라고 적혀 있어도 배차, 업무 절차, 평점, 수입에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면 실질적인 관계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 모두가 같은 법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에요. 배달기사의 업무 자율성, 플랫폼이 정한 규칙,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지시와 제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근로자 또는 특수고용종사자로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차와 평점이 바뀌면 알고리즘 기준을 보게 됩니다

전통적인 사업장에서는 관리자가 직접 업무를 지시하지만, 플랫폼에서는 알고리즘이 주문 배정과 경로 추천, 평점, 수입 계산, 계정 정지에 관여합니다. 노동자는 누가 어떤 이유로 배차를 줄였는지, 왜 수입이 달라졌는지 알기 어려운 구조에 놓일 수 있어요.
그래서 알고리즘 공개 논의는 소스코드 전체를 공개하자는 뜻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배차와 평가에 어떤 요소가 반영되는지, 자동화된 결정으로 불이익을 받았을 때 그 이유를 설명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단순히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결정이 부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기준은 자동화된 판단이 노동자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판단이 일관되고 설명 가능한지, 오류를 바로잡을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에 있습니다.
| 구분 | 전통적 관리 방식 | 플랫폼 관리 방식 |
|---|---|---|
| 업무 지시 | 관리자가 직접 전달 | 앱과 알고리즘을 통해 배차 |
| 평가 방식 | 상급자나 사업장의 평가 | 고객 평점과 자동 지표 반영 |
| 불이익 발생 | 징계나 계약 해지 통보 | 배차 감소, 수입 변화, 계정 정지 |
| 권리 행사 | 담당자에게 이의 제기 | 자동 결정의 근거와 재검토 절차 요구 |
계정 정지와 수입 차별에는 이의제기 절차가 필요합니다
플랫폼 계정은 배달 노동자에게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통로와 같습니다. 계정이 갑자기 정지되거나 평점 하락으로 배차가 줄어들면 사실상 수입이 끊길 수 있지만, 현재 논의는 이런 불이익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재검토 기회를 어떻게 보장할지에 집중됩니다.
알고리즘 결정에 대한 설명권은 결과를 통보받는 데서 끝나지 않고, 불이익의 사유를 듣고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잘못 입력된 평점이나 부정확한 위치 정보처럼 자동 시스템의 오류가 생겼을 때 사람이 다시 판단할 통로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2025년 12월 국회 의안에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 계약서 교부, 보수 지급, 권리행사에 따른 불이익 금지 등이 담긴 것으로 요약됩니다. 이 논의가 제도화되면 플랫폼과 노동자 사이의 분쟁에서 계약 내용과 실제 업무 기록을 남기는 일이 지금보다 중요해집니다.
폭염과 사고 때 멈출 권리를 안전 기준으로 보세요
배달 노동은 도로 위 사고, 폭염과 폭우, 장시간 노동 같은 위험에 직접 노출됩니다. 플랫폼이 빠른 배달과 높은 수행률을 유도하더라도 노동자가 안전을 위해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으면 기술의 효율성이 노동자의 위험으로 전가될 수 있어요.
2026년 7월 정부가 검토 중인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에는 위험 상황에서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거론됐습니다. 다만 이는 이미 확정돼 시행 중인 제도가 아니라 논의 단계의 과제이므로, 실제 보호 범위와 적용 방식은 입법 과정에서 구체화될 영역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에서 빠지는 플랫폼 노동자의 공백을 줄이는 일도 함께 다뤄져야 합니다. 사고가 난 뒤 보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한 날씨와 과로를 피할 수 있도록 배차 기준과 휴식, 안전교육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AI 시대의 노동 보호는 기술을 막는 데 있지 않고, 자동화된 결정으로 생긴 위험과 불이익을 노동자가 설명받고 바로잡을 수 있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기본법 논의가 기존 노동법의 경계를 넓힙니다
정부의 플랫폼 종사자 보호대책은 2020년 12월 발표됐고, 2021년 국회 입법 추진이 제도적 보호 논의의 출발점으로 언급됐습니다. 이후 논의는 계약과 보수 문제를 넘어 알고리즘, 안전, 기후위기, 과로와 정신건강까지 보호 범위를 넓히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은 기존 근로자 중심 법체계에서 보호받지 못한 사람까지 권리의 기준을 확장하려는 접근입니다. 계약서 교부와 보수 지급, 권리 행사에 따른 불이익 금지 같은 내용이 실제 제도로 이어지면 배달·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플랫폼 노동을 포함한 노동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LO 협약 193호 비준을 통한 제도 정비 흐름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내 입법 역시 기술 도입 속도만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이 얻는 효율과 노동자가 부담하는 위험을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변화는 ‘근로자인가 아닌가’라는 한 가지 분류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통제 관계, 알고리즘 설명, 불이익에 대한 이의제기, 위험한 작업을 멈출 권리를 각각 보장하는 방식이 플랫폼 노동자 보호의 현실적인 기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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